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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국내산 재료 고집 “전국 통했다”
(인물 탐방) 고택주조 박호형 대표

전주 이강주에서 술과 인연 맺어… 충북 옥천서 찹쌀주 사업 시작
차별화 전략이 만든 고택 찹쌀생주 브랜드 전국 25개 대리점 개설
이마트 등 대형마트와 계약 거절… “욕심 버리고 술에 집중할 터”
2020년 07월 17일(금) 10:19 [완주전주신문]
 
최근 미스터 트롯 출신의 가수 영탁씨가 부른 ‘막걸리 한 잔’이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덩달아 그의 이름을 브랜드로 한 막걸리도 주문량이 폭등하고 있다.

우리 완주군에도 이에 못지않게 전국적으로 유명한 막걸리가 있다. 바로 구이면에 소재한 고택주조(대표 박호형)에서 만든 ‘고택 찹쌀생주’다.

100% 국산 찹쌀과 우리밀 누룩을 사용, 막걸리의 차별화를 이뤄낸 박호영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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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과의 인연을 맺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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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 찹쌀생주를 만드는 회사는 고택주조다. 구이면 구이로 832번지에 소재해 있다.

회사 대표는 박호형씨. 올해 나이 61세다.

전주 태평동이 고향인 그는 3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30대 초반,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6호로 지정된 전주 이강주에서 근무하면서 술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로도 단 한 번도 변심하지 않고 술과 애정을 돈독히 쌓아가며 30년째 이어오고 있다.

“전통 민속주인 이강주의 창업주인 조정형 회장님이 고모부님이세요. 회장님 덕분에 민속주에 대해 많이 알게 됐죠.”

이강주에서 8년 근무하다 술 제조장을 직접 하고 싶어 일단 독립을 결심했다.

당시 고모부로부터 회사에 남아 계속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서울 판권을 주겠다는 솔깃한 제안도 받았지만 거절했다.

“물론 서울로 갔다면 돈은 많이 벌었겠죠. 하지만 서울보다는 전주에서 민속주 도매업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 완주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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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매업 정리, 찹쌀주로 사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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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주에서 나와 전주 팔복동에서 이강주와 고창의 선운사 복분주 등 민속주 도매업을 시작했다.

평상시에는 음식점에 납품하고, 명절에는 선물세트를 판매해 돈을 제법 벌었다.

하지만 도매업이란 한계에 부딪히면서 제조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15년 동안의 도매업을 정리한 뒤, 이강주 대리점을 했던 세 사람과 의기투합해 충북 옥천 한옥으로 지은 제조장에서 찹쌀주를 본격 생산했다.

건물이 한옥이어서 브랜드를 ‘고택 찹쌀생(生)주’로 짓고, 사업에 열정을 쏟아 부었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끌고 갈 수 없는 동업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결국 3년 만에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

“그때만 해도 막걸 리가 호황이었는데 동업을 하다 보니 돈은 벌지 못했어요. 세 명 중에 나이가 제일 어렸는데, 아무래도 형님들이다보니 제 의견보다는 형님들 의사가 중요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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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주 구이면에서 홀로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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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에서 다시 전주로 내려와 지난 2013년도 말에 현재 제조장이 위치한 완주군 구이면에 터를 잡고 비로소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6억여 원을 들여 공장을 짓고, 좋은 술을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비로 3억 원 넘게 쏟아 부었다.

물론 시행착오도 겪었다. 한옥이 아닌 새로 지은 건물에서 제조하다보니 시설이 완벽하지 않아 초창기에는 술을 많이 버렸단다.

“어머니들이 매일 똑같은 쌀로 밥을 지어도 잘될 때가 있고, 잘 안될 때가 있듯이 술도 100%일정하지 않아요. 같은 장소에다 공기도 일정한데 술이 발효가 잘 될 때가 있는 반면 어떨 때는 잘 안돼요. 생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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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호형 대표의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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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 찹쌀생주는 일반 막걸리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 이유가 있다. 100%국산 찹쌀과 술을 빚는데 발효제로 쓰는 누룩도 100% 우리밀만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막걸리와 달리 술이 익은 후에는 물을 전혀 넣지 않아 효모가 살아있다.

또한 발효가 끝날 때까지 보통 일주일이 걸리는데 일반막걸리는 바로 병입해서 시중에 유통되는 반면 고택 찹쌀생주는 15일 이상 숙성을 시킨다는 것이 특징이다. 숙성 시킬수록 맛이 좋아지기 때문.

“식약처에서 유통기한을 제조일로부터 5개월로 설정 했는데, 약 1년 정도 저온저장고, 김치냉장고에 넣고 숙성시키면 외국 와인보다 맛이 더 좋습니다. 물이 조금 들어갔기 때문에 일반 막걸리보다 유통기한이 길죠.”

실제로 고택 찹쌀생주의 맛을 아는 사람은 방금 만든 신선한 것보다 오래된 술을 찾는단다. 보통의 막걸리를 생각하면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지게미도 조금 있지만 흔들지 않고 잔에 따르면 색깔이 예쁘고, 향가 좋아 ‘와인’으로 착각하게 된다.

이 처럼 맛과 향이 좋은데다, 알코올 도수를 12도로 낮추다보니 마시기 좋아 일반 막걸리 생각하고 두 세병 마셨다가는 다음 날 일어나지 못해 혼나는 경우도 간혹 있단다.

찹쌀술을 흔히 ‘앉은뱅이 술’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 완주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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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전 총리도 극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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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보다는 찹쌀을 많이 넣어 만들었으니 건강은 두말 할 것 없이 좋다.

박호형 대표도 일하고 들어와 피곤할 때마다 아내와 반주로 한 잔씩 마시면 피로가 말끔히 풀린다며 “진짜 우리 술이지만 맛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고택 찹쌀생주가 전국에 알려지면서 젊은 층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

사실 술이 비싸기 때문에 젊은 층이 사먹기엔 다소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최근 들어서는 공장을 직접 찾아오거나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는 물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은 마신 다음에 꼭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기 때문에 홍보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이낙연 전 총리가 국회의원 선거 후 당선사례 겸 인사동에서 지인들과 한잔 하는데 마침 구이면에서 생산된 고택 찹쌀생주를 마셨는데, 그 맛이 좋았는지 완주 지역 안호영 국회의원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와 함께 술 라벨을 찍어 보냈다고.

또한 애주가로 알려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몇 해 전 이 술을 마신 뒤 비서를 통해 박 대표에게 주문 전화를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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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욕심 아닌 술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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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병에 8천원에서 2만원에 판매되는 귀한 막걸리 ‘고택 찹쌀생주’의 보통 한 달 생산량은 15병 들이 2천 박스 정도.

아내와 딸 등 가족끼리 하다 보니 생산량이 적어 전국 25개 대리점을 통해서만 시중에 공급된다.

웬만한 삼겹살 보다 가격이 높은 탓에 전주 시내 한정식집 등 고급 음식점 외에는 찾기 힘들다.

가격이 비싸니 술병도 고급스럽게 바꿔보라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도 있었지만 그냥 지금처럼 외관 보다는 투박해도 술 맛에 충실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올 초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에서도 납품 계약을 맺자고 제안했지만 고민 끝에 정중히 거절했다.

“처음엔 솔깃했죠. 하지만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 것 같아 포기 했어요. 무엇보다 욕심 부리지 않고, 가족끼리 즐겁게 하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죠.”

술이 알려져 많이 찾으니 돈 욕심 이 생겨 시장을 개척하는데 열을 올리겠지만 큰 딸 시집가 잘 살고 있으니 신경 안 쓰고, 딸 하나하고, 아내랑 먹고 살면 그 걸로 만족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공장 설립 초부터 지금까지 직접 대리점을 관리한다.

일주일에 두 번은 냉동차를 운전하며 서울로 올라간다.

비록 몸은 피곤하지만 “정말 맛있다”며 술을 찾아주는 고객들을 생각하면 다시 힘이 생긴다.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도 “이 일을 선택 하겠다”는 박호형 대표를 보며 기자는 “이러니 술 맛이 좋을 수밖에 없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또한 고택 찹쌀생주로 전국에 전라북도와 완주군의 이름을 알리고, 돈까지 벌어오는 박호형 대표에게 완주 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마운 마음을 느끼며, 다시금 우리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겠다고 다짐했다.

“술은 기분 좋을 때 마셔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술도 기분 나쁠 때 먹으면 독이 됩니다.”

술을 어떻게 마셔야합니까? 물음에 대한 답이다. 지극히 다 아는 상식이지만 박호형 대표에게 들으니 의사에게 처방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지난 10일 처방전을 받아들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 무척 행복했다. 그리고 4일 뒤인 14일, 비가 내려서 인지 글을 쓰며 문득 막걸리가 생각났다.

“오늘도 구이면 고택 찹쌀생주는 맛있게 익어가고 있겠지?”
원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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