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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 밖 너른 마당(312회-통합 717회) : 사위·며느리 제대로 고른 재주
사위·며느리 제대로 고른 재주
2020년 12월 24일(목) 09:41 [완주전주신문]
 

↑↑ 이승철=칼럼니스트
ⓒ 완주전주신문
험담은 나쁘고 웃을 이야기는 좋다. △아무개 씨가 은행 여직원을 볼 때마다 며느리 감으로 욕심나나 묻기도 어렵고 지점장에게 중매 서 달라할 형편이 아니라 맘만 태우며, 아들에게 “야! 은행원 좋아 보이더라.” 속을 떠보니 싫어하는 기색이 아니며, 아들은 호기심이 발동해 슬쩍 가보니 아버지 말씀이 맞다.

그렇다고 금방 ‘좋습니다.’ 이럴 수 없어 모르는 척 지내는 중인데,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이리저리 궁리를 해보나 뾰쪽한 방안이 없어 고민하다 번쩍 떠오른 게 있다.

당일 7천만 원을 보통예금통장에 넣었다. 공과금이 빠져나가고 용돈을 그때그때 빼 쓰는데 인출기도 이용하지만 큰돈은 직원 손을 거쳐 받아온다.

마음에 드는 여직원이 “어르신! 7천만 원 큰돈이여요. ‘정기예금’으로 돌리시면 이자가 훨씬 높습니다.” 이 말이 무척 귀엽게 들린다. “안내 말씀 고마우나 <용돈통장>이라 생각해 보겠습니다” 빙그레 웃으며 일어섰다.

여직원이 보기에 손님 인자하고 온유하며, ‘7천만 원 용돈통장?’ 호기심이 자꾸 높아진다. 예금주는 은행 갈 때마다 슬쩍슬쩍 얘기를 걸어보는 사이에 서로 더 가까워졌다.

하루는 아들과 함께 가 소개했다. 아들은 여직원을 눈이 빠지게 바라봤고, 여직원 역시 양인에 대하여 호감이 높아진다. 여직원은 ‘용돈통장 7천만 원 집안이라면 훌륭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두 달 안에 지점장 주례로 양인은 혼인을 했다. 은행 직원을 슬기롭게 며느리를 삼았으며 이 분이 바로 ㄱ씨이다.

△박달재 조합장의 맏딸이 고교 3학년생. 담임선생님은 아버지를 만나자마자 “의대 갈 실력 충분하니 학교만 선택”하란다.

그날 밤 부녀 대화 중 아버지가 “오늘 좋은 소리 들었다. 너 의대 갈 실력이라니 자랑스럽다. 그런데 ‘간호대학’에 가라.” 딸은 다음 말을 기다린다.

“의사되면 늘 환자 곁에 있어야 하나, 간호사 되면 평생 의사 남편 옆에 있어 좋다.” 부녀간의 얘기가 잘 돼 간호대학에 갔고, 졸업 후 총각 의사 수십 명인 한국 최고병원에 취직했다.

근무 잘하니 의사마다 간호사에 환심이 쏠리며, 처신이 바르자 미혼 의사들이 줄을 선다. 이럴수록 조심하는 중에 ‘고르기는 아버지 몫이라’며 선택을 맡겼다.

아버지는 병원장을 만나 “성질은 좀 느려도 좋으며, 형제 많은 총각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결국 대학병원장의 주례로 양인은 혼인을 했다. 1년 반 안에 애기를 낳자 세상이 떠들썩했고, 남편은 행복감에 젖어 아내를 금쪽같이 여긴다. 아내는 남편 공대가 최우선이다.

본인이 의사인 것보다 ‘의사 아내 자리’가 아주 편안하며, 두 집안 모두 아버지의 지혜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었다. 혼인은 지들에게만 맡겨두지 말고 어른들이 끼어 이리저리 살펴 줘야 잘 산다.


/이승철=칼럼니스트/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한국국학진흥원 자문위원회 운영위원
admi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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