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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나를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인터뷰/ 고산고등학교 장경덕 교장)
가고싶은 학교·행복한 교육 공동체… 자치와 협력으로 민주시민 육성
2019년 07월 26일(금) 10:41 [완주전주신문]
 
지난 1981년 3월 개교한 고산고등학교가 지난 해 3월 공립 대안교육 특성화학교로 개편됐다.

전북에서는 유일한 공립 대안고등학교다. 입시 위주의 경쟁이 아닌 창의와 자율, 상생을 바탕으로 ‘나를 사랑하고 더불어 행복한 민주시민을 육성하자’는데 학교와 지역사회가 뜻을 함께했다.

지난 20일 장경덕(59) 교장을 만나 학교 현황을 비롯 교육 추진 방향, 특색사업 등에 대해 인터뷰를 나눴다.


▲학교 현황에 대해 소개해 주시죠.

=저는 평교사 출신이고, 내부형 공모교장으로 지난 2016년 9월 1일자로 이 학교에 오게 됐습니다.

현재 1,2학년은 각각 3개 반씩 대안교육이 이뤄지고 있고, 3학년은 2개 반이 일반계 고등학교로 운영되고 있는데, 내년도에는 9학급으로 대안고가 완성됩니다.

또 교직원 수는 사감 포함 42명이고요. 대안고 전환 후, 기숙사를 건립·운영하고 있고,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 교육환경도 좋아졌습니다.

특히 기숙사 1층은 금속공예, 제과제빵, 바리스타를 체험하는 작업장이 마련돼 있어 진로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학교가 추구하는 방향은 무엇인가요?

=교육 목표가 ‘나를 사랑하고 더불어 행복한 민주시민 교육’입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관심을 두는 것은 ‘자존감’인데요. 대안학교에 오는 학생들의 성적은 대체로 좋지 않아요.

우리사회는 일반적으로 공부를 잘하면 인성이 나빠도 모범생으로 평가하고, 공부를 못하면 존중이나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다보니 모든 면에서 의욕을 잃고 자존감도 떨어집니다.

우리 학교는 아이들의 자존감을 찾게 해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로 삼았습니다.


▲대안고 전환에 따른 어려운 점도 있었을 텐데요.

=정원이 45명인데, 2년 동안 미달입니다. 모집대상이 전라북도 전체인데요. 임실, 순창, 남원, 무주, 진안, 장수에서는 거의 오지 않아요.

우리학교가 공립 대안고등학교인지 아직도 모릅니다. 홍보가 아직 안됐고, 두 번째는 대안학교에 대한 편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대안학교는 문제아들이 가는 곳이라는 편견이 큰데요. 우리가 학생을 뽑을 때 지역우선전형 15명, 사회통합전형 15명, 교육다양성전형 15명 등 3가지 전형으로 나눠 총 45명을 선발합니다.

먼저 지역우선전형은 고산중학생 15명을 우선 선발하고, 사회통합전형은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부적응, 중도탈락한 아이들, 교육다양성전형은 일반고처럼 아침부터 저녁까지 빡빡한 교육일정이 싫어서 직접 학교로 찾아오는 경우입니다.

그 아이들은 자율적으로 동아리 활동도 하고, 다양한 진로 탐색을 하면서 자신의 꿈을 찾는데 목적을 두고 우리학교를 선택하죠.

이렇게 전환됐다는 것을 모르기도 하고, 대안학교에 대한 편견이 있다보니 모집에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 완주전주신문


▲대안학교 특성상 대학 입학은 어렵지 않을까요?

=많이 질문하는 내용이죠. ‘거기 가면 대학을 못가냐?’고 많이 물어보는데요. 물론 우리 학교를 운영하는 목표 자체가 대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리학교는 3년 동안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요. 그런 활동이 생활기록부에 입력이 됩니다.

그걸 갖고, 대학을 수시로 갈 수 있죠. 솔직히 SKY 등 명문대는 가기 어렵겠지만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가는 것은 일반고와 비교해도 결코 불리하지 않습니다.


▲졸업 후 진로와 취업은

=본인과 학부모의 선택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줍니다.

대학을 가든, 취업을 하든, 아니면 창업을 하든 선택은 본인이 해야죠. 우리학교가 경기, 강원, 전남, 경남 다음에 전국에서 다섯 번째 공립 대안고인데요.

다른 공립 대안고의 사례를 들어보니 어떤 아이들은 1~2년 정도 알바해서 외국 여행을 다녀온 후 진로를 선택하기도 하고, 또 대학가는 학생들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진로탐색의 기회가 많다고 했는데요.

=우리 교과안에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요. 일반고는 동아리나 방과후 외에는 없는데, 우리는 교과안에 들어 있기 때문에 많을 수 밖에 없죠.

우리 학교 교과과정을 보면 LTI (Learning Through Internship), 즉 마을기업의 전문가로부터 직업의 핵심 업무를 직접 배우는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일주일에 5시간을 진행합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인문계고 국영수와 같습니다. 우리는 국영수 과목보다 이런 과목 시수가 훨씬 많죠.


▲특색 사업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1학년의 경우, 지난 해 완주군의 지원을 받아 지역생태탐방 이동학습(만경강 물줄기를 따라)을 3박4일 동안 진행했습니다.

만경강 주변 및 배후지역을 걸었는데요. 만경강 물줄기를 따라 3박4일 걷다보면 건강한 신체와 진취적인 도전정신도 함양하고 텐트 숙박과 취사를 함께 하는 등 공동체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존중과 배려를 배우게 됩니다.

2학년때는 통합기행으로 해외 이동학습을 합니다. 올 가을에는 협약을 체결한 베트남 학교로 떠나게 됩니다.

3학년이 되면 소그룹으로 팀을 구성하고, 여행계획서를 제출해서 학생들끼리 여행을 가는 프로젝트를 운영하는데요. 일정 수준의 비용은 학교에서 지원합니다.


▲학부모들과의 교감은 이뤄지는지요.

=잘되고 있습니다. 통합기행할 때 학부모님이 함께 따라 가기도 했는데요.

지난 주 금요일 방학하는 날, 교사들은 퇴근했지만 학부모 30여분이 학부모의 날 행사를 하겠다고 해서 학교 시설을 내주었습니다.

제가 처음 바랐던 게 아버지 모임이었는데요. 아버지가 관심을 가져야 아이들도 변화하기 때문이죠.

올해 몇몇 아빠들이 ‘간빠’를 만들었는데, ‘간식을 만드는 아빠들의 모임’의 줄임말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분들이 하루 날 잡아서 기숙사 생활하는 자녀들을 위해 저녁에 간식을 만들어 줬어요.
3학년들은 기숙사 생활을 못하니 다음날 아침에 샌드위치를 만들어 나눠줬어요.


▲고산고 만의 강점이 있다면

=가장 큰 강점은 LTI, 발상과 표현, 통합기행 등 3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요. 보통 외부강사를 모시면 강사비를 지불하는데요.

LTI, 발상과 표현의 경우, 지불하지 않습니다. 일종의 재능기부라 할 수 있죠.

예를 들어 기자에 관심있는 학생은 우리 지역 기자를 멘토 삼아, 기사작성법을 물어보고, 취재하는 데 따라가서 직접 봅니다.

고산면에도 멘토분들이 많은데요. 바리스타 배우러 가고, 제과제빵 사장, 서점사장, 목수를 만나 배우고, 경험하는 것, 모두 대가가 없습니다.

어른들의 삶을 배우도록 하는 게 LTI죠. 일주일에 다섯 시간인데요. 점심을 먹고 교사 인솔 없이 학생 각자 알아서 버스를 타고 멘토를 찾아갑니다.

일반고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것을 몸소 경험하게 됩니다. 4개 공립고 가운데는 힘들어 하는 경우도 있어요.

제가 볼때는 지리적 위치나 지역적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일거라 생각하는데요.

고산지역은 지역 자체가 귀농귀촌 하신 분들을 비롯해 학교교육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많아요.

또 고산면에서 기능을 배우기 어려우면 가까운 전주에서 얼마든지 멘토를 모실 수 있죠. 실제로 전주로 가는 학생들도 많이 있어요. 이런 점들이고산고 만의 강점이라 할 수 있죠.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나 자신을 함부로 하지 마라’는 것입니다. 자신을 가장 사랑하고 존중해야하는데, 이 세상에 나만큼 소중한 존재는 없잖아요.

나 못지않게 내 앞 친구 역시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해 줘야합니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 그것이 우리 모두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는 힘이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내 자신의 꿈과 끼를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친구가 나와 다른 취향을 가진 것을 인정하고, 배워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학생들에게 강조합니다.


▲끝으로 완주군민과 독자들에게 한 말씀해 주시죠.

=교장이 아닌 선생의 입장으로서 내 아이만 소중한 것이 아니라 다음세대를 바라볼 때 우리 모두의 아이가 소중하다는 생각을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내 아이의 학부모가 아닌 우리 모두의 학부모가 되고, 자식의 미래 꿈만 소중한 게 아닌 우리 모두의 아이들의 꿈도 소중하게 생각하며 더불어 함께 행복하게 사는 사회가 되길 희망합니다.
원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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