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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 밖 너른 마당(211회-통합 616회) : ‘다 함께’가 고산(高山) 정신(精神)
‘다 함께’가 고산(高山) 정신(精神)
2018년 11월 30일(금) 08:59 [완주전주신문]
 

↑↑ 이승철=칼럼니스트
ⓒ 완주전주신문
집성촌이 줄어들자 마을정신도 희미해지고, 21세기 들어 지역정서도 변해가지만 고산정신은 원래 ‘다 함께’이었다.

▲6·25전쟁 중 북한군이 들어와 분주소를 열고 소위 반동분자를 잡아들였는데 살아나오기 어려운 시국이었다. 박건호는 고산면장에 아들 박양재가 제2대 현역 국회의원으로 우익계의 거물이었으나 함께 사는 세상이라며 풀어주었다.

▲전쟁 중 고산 읍내리가 빨치산(파르티잔:partisan) 습격을 여러 차례 받아 불에 타고 수십 명이 죽었으나 토벌 과정에서 붙잡은 인민군 포로 이○운을 장가들려 함께 살았다.

▲하삼마을 손일동(1919년생)이 동란 중 동상면 빨치산 본부에 들어서자 모인이 “왜 이 좋은 분을 잡아왔느냐”며 책망하자 이를 본 인민군 상급자가 자초지종 이야기를 듣고 나서 풀어주었으며, 며칠 뒤 끌어간 소도 되돌아왔다. 손일동 아버지(창식)는 덕인으로 장리 빚을 받을 때 마지막을 되고 얼마를 남겨 보냈으며, 양아버님(명식)은 나그네를 재워 밥 대접을 잘 했다.

▲봉상 사람들이 가뭄에 고산 보를 몰래 터 물을 빼가자 정우량 현감이 화가 났고, 화민들이 당장 달려가 전주보(어우보)를 갈라 물을 흘려보냈다.

▲1862년(철종13) 5월 4일 고산장날 적폐청산을 외치며 고영규, 고용규, 안상일 집을 박살내고 현감을 굴복시키니 관에선 ‘고산민란’이라 했지만 선비들도 수백 명과 함께하여 이겨냈다.

▲1950년 7월 인민위원회가 들어서자마자 읍내 신종갑이 피살됐다. 주검 앞에 나서는 사람이 없을 때 조중철은 장지까지 갔으며, 올 땐 누가 볼세라 상주들과 길을 달리해 집에 오니 식구가 ‘왜 위험한 짓을 하고 다니느냐’는 책망(?) 광경을 본 사람마다 입을 다물었다.

▲1950대초부터 서울 가는 열풍이 불었고 구영철이 그 1세대이다. 장충동4가 어느 2층 자취방에 고산초·중교 친구와 후배들이 몰려들어 집주인 보기가 난처했으나 일일이 살펴줬다.

▲고산학의 대표자 임윤성(1547∼16 08), 구영(1584∼1663), 징사 구치용(1590∼1666)…의 자비-의리-정의로운 삶이 ‘다 함께’하자는 고산정신(?)이었다.

▲소향리 물가 쌍바위 앞에 호랑이 머리를 놓고 기우제를 지냈으며 ▲선조들은 종교탄압을 피해 숨어든 외지인과 함께 살았다.

▲꼭꼭 숨어있던 이런 정신이 일을 당하면 곧 튀어나온다. ▲세상 변해도 고산을 지켜내는 주인공들의 덕택이다. 경찰 간부 한헌교는 정복을 입고 고향에 온 적이 없음은 상대방을 존중하기 때문이었다.

▲도의원 4인과, 고산초등학교 졸업생(15회:박양재, 19회:이존화) 2인의 국회의원을 냈다. ▲고산초등학교 개교100주년 행사에 1억8천만원이 모아졌듯이 ▲『고산면지』 발간에 함께 하는 기부자가 많아, 빠지면 본인 스스로 부끄럽게 여긴다.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
완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 (esc2691@naver.com)
admi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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