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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 밖 너른 마당(232회-통합 637회) : 기울어진 부귀다남(富貴多男)
기울어진 부귀다남(富貴多男)
2019년 05월 03일(금) 08:42 [완주전주신문]
 

↑↑ 이승철=칼럼니스트
ⓒ 완주전주신문
예전 어른들의 인생 목표는 ‘부귀 다남’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앞의 ‘부귀(富貴)’를 위해선 온갖 기를 다 써서 달려드는데 그런 장면 쉬 볼 수 있는 곳이 국회 인사청문회 장면이다.

장관 후보자 갑부 아닌 사람 없으며, 그 자리(전에 판서)에 앉으려고 국회의원 송곳 질문에도 온갖 변명 끄떡하지 않는다.

그런데 뒤의 ‘다남(多男)’에 대해선 집안에서도 말 잘못하면 ‘넋 나간’사람 소리 듣는다. 전에는 ‘태어나는 애들 다 저 먹을 것 가지고 나온다.’며 출생 자체를 경건하게 여겨 번성하는 집안(성씨) 족보는 여러 권이었으며, 수를 더 내세우기 위해 『대동보(大同譜)』까지 만들어 수만 명 씨족을 자랑했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간신히 이어 나오는 집안은 겨우 『가승(家乘)』 한 권 정도이면 초라하게 보였다. 집안 번성을 위해 명당을 찾았고, 혼인할 땐 엉덩이 큰 규수(여자)를 고르며 ‘부귀’보다는 ‘다남’을 더 선호했다.

그런데 지금은 왜 애 낳기를 피하나. 우로풍상(雨露風霜) 기상변화가 있듯이 저출산 그 원인이야 여러 가지로 조사돼 국민 모르는 바 아니나 교육도 문제이다.

지방교육을 맡은 부서를 ‘교육청(敎育廳)’이라 하더니 근래 ‘지원(支援)’ 두 글자를 보탰음은 시의에 맞는 착안이다. 실제 교육은 학교현장에서 이뤄지니 돕는(지원) 곳임을 제대로 깨달은 것이다.

‘교육청시대’의 수장은 교육감(敎育監). 여기 ‘감(監)’은 좋은 어감이 아니라서 어른이란 뜻의 ‘장(長)’으로 바꾸고 다듬어, 이제는 시군마다 <○○교육지원청 교육장>이라 부른다.

이렇게 신경을 써서 ‘교육백년대계’를 다져나가지만 학부모 입장에서 보면 학교교육이나 교육지원 상태가 맘에 썩 차지 않고 믿음도 적단다.

단적인 예가 학원(學園)에서 ‘학원(學院)’ 보내기이다. 학원 보내면 많은 사교육비가 드는데 자녀 여럿인 경우 감당하기 어려워 애당초 애를 적게 낳고, 겁 많은 총각·처녀는 아예 혼인 자체를 걷어치운다. 이들 앞에서 다녀(多女)다남(多男) 소리했다간 제 정신 아니라(치매)는 소리 듣기 쉽다.

‘교육지원청’이 ‘지원’해줘도 이 지경, 교실 인원 줄여주어도 저 지경이니 교육장, 장학관, 장학사, 교장, 교원들 고민이야 많겠지만 정신 바싹 차려야한다. 학교에서 무료학용품, 공밥에 냉·온방시설을 갖췄고 시골 학교에는 통학용 자동차까지 있는데 학력미달 학생이 있다니 심히 걱정이다.

학부모나 선배의 말귀를 못 알아듣는 공무원 있기나 하나. 교원을 무시해도 아니 되지만 학생 학부모가 왜 ‘우리 선생님! 우리 장학사님!’ 소리 하지 않을까.

산적하는 과외공부 비용 무거운 그 짐을 더는 나라 어서 되기 바란다. 부부 부지런히 벌어도 ‘애들 사교육비를 당해낼 수 없다’는 탄식이 왜 나오나 교육지원청 고민하기 바란다. 선행학습이 문제라면 어서 고쳐야 하지. 개 대신 사람을 기르자. 오늘부터 가정의 달이다.


/이승철=칼럼니스트/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한국국학진흥원 자문위원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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