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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동읍, ‘저장강박 장애 가구’ 대청소에 민·관 힘 모아
2019년 04월 12일(금) 10:52 [완주전주신문]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이라는 TV 프로그램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신기하고, 놀랍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소개하며, 매주 목요일 밤,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나올 법한 따뜻한 소식이 봉동읍(읍장 신국섭)에서 전해와 화제를 모았다.

사연인즉, 지난 달 26일 봉동읍 관내 기관 및 사회단체가 집안이 온통 쓰레기로 뒤덮인 성덕리 원성덕 마을 저장강박장애 가구를 찾아 대청소를 해줬다는 훈훈한 소식이다.

그동안 이 집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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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장강박장애가구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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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5월, 봉동읍 맞춤형 복지팀에 근무하는 김미경 씨가 사연의 주인공인 임모(79.여)씨의 며느리 A씨를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났다.

당시 A씨는 맨발에다 허름한 옷을 입고 리어카에 고물을 실은 채 위험한 차도를 건너고 있었다.

다가가 이름과 살고 있는 마을을 묻고, 수급자 안내 등을 했지만, 강하게 거부했다.

이후 맞춤형 복지팀이 임모 어르신 가구를 방문해 상황을 파악 했는데, 가히 충격적이었다.

임모 할머니에게는 아들 넷이 있는 데, 현재 큰 아들은 여관에서 살고, 둘째는 교도소, 셋째는 연락 두절, 막내는 전주에 살면서 자전거 수리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었다.

문제는 둘째 며느리 A씨가 임모 할머니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결국 지난 해 1월 요양병원에 입원했다는 것.

더욱이 할머니가 입원한 후, A씨가 집안에 온갖 고물을 비롯하여, 잡동사니, 폐가전, 매트리스, 건축자재 등을 계속 가져다 놓으면서 거주 환경이 열악해졌다.

결국 집안은 쓰레기가 차지하고, 정작 A씨는 옥상의 허름한 곳에서 생활했다.

봉동읍 맞춤형복지팀은 A씨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느껴 병원에 자세한 병명을 묻자, ‘저장강박장애’라고 진단했다.

‘저장강박장애’란 어떤 물건이든지 사용 여부에 관계없이 계속 저장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쾌하고,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증상이다.

ⓒ 완주전주신문

ⓒ 완주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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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거환경개선 본격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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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방치하다가는 A씨의 생활은 물론 건강까지 위협 받는 등 위기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봉동읍 맞춤형복지팀은 주거환경개선을 위해 수차례 며느리 A씨를 찾아가 설득했다.

하지만 계속 거절당했다. 마침내 마음이 닿았는지 올 해 1월 임모 할머니의 남편이 사망한 뒤, 큰 아들과 막내아들이 읍사무소를 직접 방문해 집 청소를 요청했다.

이후 봉동읍은 지난 달 내부·통합사례회의를 네 차례 갖고, 구체적인 대청소 일정을 잡았다.

ⓒ 완주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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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여명 힘 모아 대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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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 오전 9시부터 대청소가 시작됐다.

이날 신국섭 읍장을 비롯한 봉동읍맞춤형복지팀(팀장 임주헌)공무원, 봉동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공동위원장 김종년), 봉동여성의용소방대(대장 국인숙), 봉동로타리클럽(회장 서수경), 완주군사회복지협의회 좋은이웃들, 완주군장애인복지관(관장 조성문), 원진알미늄(대표 원경의), 진풍건설(대표 이한상), 일호네트웍스(대표 조종완) 등 봉동 관내 9개 기관·단체 및 기업, 주민 등 80여명이 청소에 투입됐다.

이날 조금 이른 시간에 서둘러 청소를 시작했지만 만만치 않았다. 집안은 발 디딜 틈도 없이 옷가지와 유통기한이 훨씬 넘어 냄새가 코를 찌르는 음식물쓰레기가 가득 차 있었고, 마당은 못 쓰는 냉장고, 선풍기, 가구, 세탁기, 각종 건축자재, 고물 등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옥상 역시 마찬가지. 그동안 이 곳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상상이 안됐다. 한마디로 표현 하자면 이날은 ‘쓰레기와의 전쟁’이었다.

방안의 쓰레기를 마당으로 꺼내 트럭으로 계속해서 실어 날랐다.

하지만 워낙 양이 많다보니 자원봉사자들이 치우고, 치워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포크레인도 투입돼 작업 속도를 높였다. 자원봉사자들이 열심히 땀흘린 덕분에 오전 11시 반쯤 방안 청소가 마무리 됐다.

점심 식사 후에도 청소는 계속 됐고, 오후 6시에 귀가했다.

ⓒ 완주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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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보금자리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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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소는 27일과 28일까지 무려 3일간 진행됐다.

그도 그럴 것이 무려 15톤이라는 엄청난 쓰레기를 치웠기 때문.

마지막 날인 28일에는 임주헌 팀장을 비롯한 봉동읍 맞춤형복지팀원들이 뒷정리를 맡았다.

이번 대청소 기간 동안 봉동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점심도시락과 청소용품을 지원해줬고, 봉동여성의용소방대와 봉동로타리클럽은 인력 지원으로 힘을 보탰다.

청소를 마친 뒤, 완주군장애인복지관은 도배와 장판을, 진풍자원은 창호 철거를 지원했고, 이달에는 일호네트웍스에서 씽크대 및 화장실 보수, 원진알미늄은 창호 설치를, 완주군사회복지협의회 ‘좋은이웃’도 가정용품 및 생필품 지원을 약속했다.

아울러 봉동읍은 지속적인 사후관리와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각자의 바쁜 일과를 뒤로 미루고 자원봉사자로 나선 80여명의 땀이 저장강박장애 가구에 따뜻한 보금자리를 선물했다.

봉동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 김종년 위원장은 “처음 가정을 방문했을 때 너무 막막했는데,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함께 힘을 보태줘서 뜻 깊은 봉사활동이 된 것 같다”면서 “모쪼록 어르신께서 청결해진 주거환경에서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국섭 봉동읍장은 “민관이 하나로 힘을 모아 주신 덕분에 어려운 가구가 다시금 희망을 얻게 됐다. 관심을 갖고 협조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 드린다”면서 “앞으로도 위기가구를 발굴하고 지원해 복지사각지대 없는 봉동읍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원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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