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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에 살며 책을 사랑하는 다둥이 아빠 입니다”
(간행물윤리위원회 정관성 사무국장)
2020년 06월 12일(금) 10:17 [완주전주신문]
 
한국출판문화진흥원 내 독립기구인 간행물윤리위원회 정관성(50)사무국장.

현재 이서 혁신도시 에코르 아파트에 사는 다둥이 아빠다.

책 읽는 지식도시 완주 추진위원인 그는 ‘올해의 책’선정이나 토론회, 북페스티벌 등 책 관련 행사에 적극 참여하면서 자신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군민과 공유하는데 시간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대통령은 누가 뽑나요?’, ‘여자가 사는 법(공저)’ 등 어린이와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발간하며, 이목을 끌었다.


▲ 내 꿈은 육군 사관생도

정관성 사무국장의 고향은 정읍. 가난한 농부의 2남 5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어릴 때 꿈은 육군사관학교 사관생도.

그가 태어난 1970년대는 시대가 시대인 만큼 ‘전우’를 비롯해 군사 드라마가 많았는데, 각 잡은 군복 입은 군인의 모습에 반했고, 무엇보다 ‘군인은 대통령이 되는 코스’였기 때문이었다.

“6학년 때 어머니께서 쥐불놀이 하러 가면 꼭 달이 가장 먼저 뜰 때 소원을 빌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깡통에 불을 넣고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달에게 빌었죠.”


▲ 신태인에서 전주로

신태인에서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한 뒤, 전주영생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중학교 때는 제법 공부 좀 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전주로 나와 고등학교 입학 후 첫 시험을 치른 결과는 어디에 내밀기 부끄러울 정도로 가히 충격적이었다.

1학년 때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주말이면 일손이 부족한 터라 집에 가서 고추를 심고, 벼도 베고, 바쁜 농사일을 돕다보니 성적이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2학년이 되자, 집안에서 ‘막내’의 특권으로 농사일에서 ‘열외’돼,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고, 성적도 조금씩 올랐다.

3학년에 오르니 손가락 안에 들만큼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다.

고등학교 재학당시 1987년 6월 민주항쟁이 일어났는데, 수업이 끝나면 늘 전주 관통로 사거리에 나가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며 집회에 따라다녔다.


▲ 대학시절, 부조리와 맞서다

고등학교 졸업 후, 인권변호사가 되기 위해 연세대 법학과를 지원했다.

하지만 높은 경쟁률에 밀려 낙방했다. 하는 수 없이 재수를 선택했다. 절치부심 노력한 결과, 1년 뒤 합격 통지서를 받았고, 인권변호사가 되기 위한 첫 관문도 통과했다.

“인권변호사를 하려고 했던 것은 부조리한 사회에 맞서 약자들 편에서 무엇인가 하고 싶어서였죠.”

그러다보니 대학시절은 공부 보다는 늘 노동자 등 약자들을 돕기 위한 활동이 우선 순위였다.

군 입대 전에는 엄혹한 유신독재 정부의 탄압을 받으면서도 노동자 인권보호의 최후의 보루이자, 파업 노동자들의 쉼터 역할을 했던 영등포산업선교회에 거의 살다시피 하면서 노동자들을 어루만져 줬다.

또 영등포구 문래동 공단지역 파업현장을 찾아가서 파업지원활동도 했다.

ⓒ 완주전주신문


▲ 전역후에도 노동자들과 함께

대학시절, 사회 부조리와 권력의 횡포에 맞서 싸우는 일에 앞장서다 보니 수차례 학사경고를 받았다. 이런 모습에 참다못한 가족들도 “차라리 빨리 군대나 가라”고 성화였다.

결국 2학년 마치고, 군에 입대했다. 하지만 ‘군대 가면 변할 것’이라는 가족들의 기대와 바람에도 불구하고, 제대 후 그의 행동은 달라진 게 없었다.

보습학원에서 강사하면서 번 돈을 후배들의 학생운동을 돕거나, 철거민과 노점상들을 지원하는 데 썼다.

그것도 모자라 한국통신 집회에 참여하다 경찰서에 붙잡혀 며칠씩 구류도 살고, 유치장에도 많이 끌려갔다.


▲ 간행물윤리위원회에 입사

대학교 졸업이 가까워지자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공부해서 사법시험 합격할 테니 도와달라고 집에 손 내밀었는데 노동운동이나 하고 저 때문에 힘들어하는 가족들을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진로를 노무사로 정하고, 시험준비를 할 무렵, 대기업에 입사를 지원했는데, 운 좋게 합격했다.

그런데 IMF가 터졌다. 회사 사정상 보직을 받지 못하고 책상만 지키다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
이후 노무사 사무실에서 일 하고 공부하다가 호구지책으로 여기 저기 원서를 냈다. 그러다 우연히 채용공고가 떠 간행물윤리위원회(이하 간윤)에 입사하게 됐다.

“그 때는 나이도 많고 해서 오래 다닐 생각은 안하고 일 끝나면 독서실에서 공무원시험, 변리사 시험 준비를 했어요.”


▲ 출판에 입문하다

34살에 아내와 결혼했다. 결혼 후 안정적인 가정을 꾸려야겠다는 생각에 시험 준비보다는 직장생활에 집중했다.

그 무렵 노동조합을 만드는데 정책위원장으로 참여하면서 규약, 단체협약, 노사협의회도 만들었다.

간윤은 책을 심의하고 좋은 책을 권장하던 일을 했다. 그러다 심의기구에서 출판진흥기구로 만들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가 노조위원장을 맡게 될 무렵, 간윤이 출판문화산업진흥원으로 확대·개편되는 법안이 통과됐다. 출판계에서는 “심의하던 사람들이 출판에 대해 뭘 아냐?”식의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래서 뜻이 있는 몇몇이 모여 편집장을 섭외해 6개월 정도 매주 수요일 퇴근 후 출판 교육을 받았다. 이때부터 출판에 본격 입문했고, 출판 기획 실습 과정까지 배우게 됐다.


▲ 어린이·여성 위해 4권의 책 발간

출판 관련, 혹독한 교육 과정을 마치고 지난 2014년 1월, 자신이 기획한 첫 책을 발간했다.

제목은 ‘법, 법대로 해!(파란자전거)’. 4절을 찍었다. 이 책은 초등학생들이 보고, 듣고, 겪는 일상생활을 통해 평범하지만 꼭 알아야하는 사회문제를 중심으로 법을 전공한 그가 쉽고 재미있게 우리 사회의 법 이야기를 실화로 엮었다.

두 번째 저서는 선거와 민주주의를 이야기한 ‘대통령은 누가 뽑나요(노란돼지)’. 지난 2017년 5월 9일 대통령 선거일이 발행일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2016년 12월, 출판사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이후 대통령 선거’를 책으로 만들어 보자는 제안에서 출발했다.

촛불집회에 참여하면서 느낀 민주주의와 대통령 탄핵, 외국의 사례 등을 정리한 뒤, 5월 9일 대통령 선거일에 맞춰 출간했다.

세 번째 저서는 2018년 9월 10일 발행한 ‘여자가 사는 법(리더스가이드)’이다.

‘김여사’를 모티브로, 여성비하, 데이트 폭력 등 여성과 관련된 법을 스토리 텔링, 판례분석 등으로 구성한 여성을 위한 법률 가이드 책이다.

그리고 지난 달 15일에는 12~15세의 ‘예비민주시민’을 위해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까지 우리 현대사를 조명한 ‘독재와 민주주의(가교출판)’를 펴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 세명의 대통령은 주인공이 아니라 소재일 뿐이다. 이승만은 4.19로 쫓겨났고, 국민의 요구가 높아진 탓에 10.26으로 박정희는 죽었고, 8.7항쟁으로 전두환이 물러났으니 어떤 측면에서 그들이 국민을 통제했다고 하지만 결국은 국민이 승리한거죠.” 그가 책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요지다.


▲ 독서 토론회 ‘북인류’로 소통

간윤에서 진흥원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노조활동을 잠시 접고, 독서토론회를 만들었다.

이름은 ‘북인유(Book in you)’라고 쓰고, ‘북인류’라고 읽는다. 또 출판교육을 받으면서 의미 있는 책 한 권을 냈다.

그러니 간윤에서 진흥원으로 옮겨가는 과정이 그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조활동을 완전히 접고 조직내에서 의사소통을 책을 통해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 의미에서 독서토론회를 만들었어요.” 점심시간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책 바자회 등도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실제 새 책을 사기 위해 헌책을 팔아서 고아원에 50권씩 기증하고 있다. 그는 독서토론회 활동을 하면서 신입회원에게 사비를 털어 책을 사주고, 밥도 산다. 모임이 유지되는 비결(?)이다.


▲ 나는 나름대로 진성 당원이다

정관성 국장은 앞서 말했듯 책읽는 지식도시 완주 추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의 책’선정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토론회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또 북페스티벌에도 부스에 참여해 책을 나줘 주는 등 책 관련 행사에 빠지지 않고 관심을 보인다.

그는 완주군의 도서관 정책이나 프로그램 활동 등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완주군은 문화적 지원, 문화적 접근을 잘하는 것 같아요. 박성일 군수, 단체장 한 사람의 의지가 반영 되겠죠? 공무원과 담당자들만의 역량으로 안되는 게 많아요. 예산도 투입해야하고… 도서관을 이끄는 서진순 관장 역시 함께 도서관과 문화적 접근, 독서문화, 그런 것들을 자기 삶으로 받아들이니까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좀 더 발전하려면 ‘진성당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기 삶으로 출판과 독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소화하느냐?’그에 따라 업무의 효율성과 능률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 지역위해 역량 발휘할 터

“완주군민을 위해 제가 할 수 있은 역량을 다하고 싶습니다.” 그는 그동안 쌓아온 출판사, 작가 인맥을 적극 활용해 완주콩쥐팥쥐도서관 등의 문화시설에서 저자와의 대화를 여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가야, 후백제 등 지역컨텐츠를 발굴해서 책으로 쓰고, 지역의 진성당원이 돼 공동체 내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역량을 발휘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지역출판 연구와 지역문화인들과의 교류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어머니와 아내에게

인터뷰 내내 정관성 사무국장은 어머니와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특히 조산기로 인해 100일 동안 침대에 누워 생활하며 어렵게 낳았던 쌍둥이 남매 선운·선아(10)와 아영(18), 3남매를 잘 키우고, 무슨 일이든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 아내 조민옥(46)씨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누구보다 10리 학교길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걸어 12년 개근을 할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어머니’(故 이봉화 여사)였다며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는 말로,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대신했다.
원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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